저는 군대에서 일반 사병으로 육군정보학교(당시 명칭)에서 TOD 교육받고 근 2년간을 TOD 화면만 바라보다 나왔습니다.
게다가 저랑 같이 정보학교(당시 명칭)에서 교육을 받은 제 짝궁은 교육수료 후 이등병 시절 전라남도 여수시 해안초소 전방 2km 앞바다에 출현했던 북한 반잠수정을 TOD로 최초 발견해 일계급 특진에 헬기타고 집에 가기도 했었습니다.
어쨋든 2년간을 TOD 화면만 지켜보다 온 저로서 이번 사건과 군당국의 TOD 영상공개와 관련하여 몇가지 의문나는 것과 일반인 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이렇게 몇 글자 적어봅니다.
우선 군당국이 그렇게 정보를 완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꺼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닌 진실을 감추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몇 글자 적어봅니다.
(근 10년전에 군대에서 외웠던 내용이라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이자 군정보 유출 범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정확한 수치등은 생략하고 적다보니 두리뭉실 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TOD는? TOD 영상은?
원래 해외에서 양치기용 도둑 감시용 장비였었는데, 국산화에 성공하고 훨씬 좋은 성능을 갖춰 막 도입하자마자 여수에서 제 동기가 최초 발견할 수 있었던 최고의 장비입니다. 벌써 10년전임에도 불구하고 영상 전송까지 되던 최신 기술의 장비이며, 특이한 점은 빛이 하나도 없는 별도 달도 뜨지 않은 밤에도 온도의 차이를 화상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흑상과 백상이 있는데, 보시는 화면은 흑상으로 온도가 높은 부분이 진한게 보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함의 규모도 규모겠지만, 저정도 크기로 저정도 거리에 있다면 여수때와 마찬가지로 해안에서 지극히 가까운 거리로 판단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동해안 쪽이었는데, 저 정도 크기의 배가 단한번도 저 정도 거리에 근접한 적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줌을 했다고는 하지만, 초큼 해안쪽에 가깝게 온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2. 왜 모든 정보 공개를 다 안하는거야?
군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되면서도 숨기는 느낌이 많이 들어 개인적으로 열받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TOD의 특성상 카메라의 이동 동선이 그대로 녹화가 되는데, 그걸 모두 녹화한 영상을 풀버전으로 공개할 경우 아군의 감시동선이 노출되게 되고, 이제껏 그런 영상이 배포된 적이 없었는데, 어마어마한 정보를 북한측에 제공하게 되어 간첩들이 손쉽게 넘어올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거기까진 군의 입장을 이해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TOD로 해안과 해상을 모두 감시하게 되어 있는데, 배의 반 정도가 잠길 정도라면 상당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때까지의 녹화 영상이 없다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저 정도 거리에다 조용한 밤시간에 폭팔이 있었다면 분명히 소음이 있었을텐데, 반 정도가 물에 잠길때까지 TOD로 촬영하지 못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장비 설치 방법이나 근무자의 위치에 따라 듣지 못할 상황일수도 있을꺼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장비가 있는 곳과 실제 근무하는 곳의 거리가 30m도 채 안되었지만, 나중에 환경이 좋아져 100m 산밑으로 내려간 적도 있었으니까요~)
=>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기사 났네요...
그렇다라면...
어쨋든 가까이에 있는 아군의 배가 반 정도 침수되기 전에 못 봤다는 것은 어쨋든 북한반잠수정을 보지도 못했다는 결론이 나오는건데....(물론 장비를 활용해 감시를 한다지만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하필 그 타이밍이라 놓칠수는 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때 평소 공지해(육군+공군+해군) 합동작전을 통해 무선으로 상호 교류를 했다면
1) 사고가 나자마자 어뢰를 쏜 북한 잠수정을 찾는 듯한 영상이 있거나
2) 공개된 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침몰중인 함선의 초기 모습이 있어야 하죠...
둘 다 없는 것은 조금 의아하긴 합니다. (물론 군의 특성상 또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긴합니다.)
특히나 저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북한 반잠수정의 특성상 잠수했을때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는 않습니다...
(실제 북한잠수정의 잠수 후 운항모습과 수면위 실제 운항 모습도 봤습니다. (우리 군에서 득템한 것으로 수면위를 운행할때는 모터보트랑 비슷합니다. )
게다가 오랜동안 잠수할 수 없는 배입니다.
따라서, 어뢰를 쏘고나면 방향이 발각 되는지라 수면위로 올라서 도주했어야 하는데, 그대로 물밑에서 보이지 않게 도주를 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더더욱 북한 반잠수정을 놓친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공개하지 않은 전후의 영상들에 대한 상세 설명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북한을 들먹거려 전세계로부터 자신의 실수를 북한과 결부시켜 회피하려는 치졸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북한이 전략적으로 치고 빠지는 방법을 쓰는 것에 우리가 말려든 것일수도 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게 문제인거죠~ 만일 실제 치고 빠졌다면 머리 잘 굴리셔서 국민들이 납득이 가는 스토리텔링 부탁합니다.)
군관계자 분들께서도 최선을 다하고 계시겠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개입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아시겠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물론 오랜동안 군복을 입으시고 현재의 위치에 올라오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하신지라 그 자리를 놓기는 쉽지 않은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군 의 문제가 아닌 국민과 나라의 문제입니다.
군인은....나라를 지키고 나라의 안전을 책임지며, 나라를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조직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주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다른 전우의 목숨을 구하려 하신 거룩한 정신이 허무하지 않도록.....지켜야 할 나라가 책임을 떠넘기는 거짓말쟁이 나라가 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현재 이시각까지도 고생하고 계신 많은 국군 장병 여러분께 힘내시라 멀리서 응원합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역시나 두서없이 주절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
p.s : 군인분들의 생각은 민간인분들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건 인정합니다. 국정원, 경찰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볼땐 아무것도 아닌건데, 그 분들이 볼때는 간첩의 활동이나 범죄자의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시선의 차이.... 하지만, 중요한거슨.....이해가 되게끔 하는건 그런거랑 상관없잖아요~ 평소같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많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지만, 이건 아니잖아욧!!!